2013년 5월 25일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 가는 길
산에서 출발하여 산으로 또 산으로 더 산으로 올라가는 중.
고속도로를 달리며 풍경에 감탄하던 중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구간에 잠깐 차를 세웠다.
내려서 보는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알고보니 다름 유명한 뷰포인트인 곳.
Viewing Point Schoenbuehel
4, 6078 Lungern, 스위스
날은 흐리지만 그와 상관없이 뷰는 예술이다.
구경하던 사람들 모두 뷰티풀 지져스 고져스 한다.
우리도 잽싸게 사진을 찍어본다.
비스무리한 풍경과 우리 얼굴사진을 각자의 카메라에 남기고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또 부지런히 달려보는데
길 무슨 일.
뭘까.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역시 산길은 너무 험난하다.
달리는 와중에 날씨도 오락가락한다.
원래는 이 날도 캠핑장에 머물기로 되어있었는데 왜 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계획을 바꿔 숙박업소를 찾아다녔던 것 같다. (캠핑장을 못 찾았나?? 아님 눈 쌓인 풍경을 보니 얼어죽을것 같아서??) 그런데 들리는 곳마다 방이 없거나 굉장히 비싸거나 했던 것 같다. 마지막에 들린 숙소에서도 마땅한 방을 얻지 못해 어쩌나 하고 있는데 근처에 백패커스 같은 곳이 있다며 주소를 알려주셔서 찾아가 보았다.
그래서 우리가 머물게 된 숙소
Downtown Lodge
Dorfstrasse 152, 3818 Grindelwald, 스위스
요런 숙소는 또 이번 여행에 처음이라 재미있었다.
그렇게 청결하고 훌륭한 시설은 아니었지만 이런 데 묵어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었다.
수학여행 온 것 같은 학생 무리들이 있어서 좀 소란스럽긴했는데 다음 날 되니 싹 가고 없어서 괜찮았던 것 같다.
공용 식당에서 밥도 해먹고 난방도 빵빵해서 수건이랑 양말도 방에서 뽀송하게 말릴 수 있어서 좋았다.
체크인을 하고 나와서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았다.
기차역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쇼핑을 하는데 물가가 확실히 비싸다는 게 느껴졌음.
숙소로 돌아와서 뜨듯한 밤을 보내었다.
2013년 5월 26일
아침을 먹고 산 위에 올라가보기 위해 (지금도 산이지만 )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향했다.
어제보다 살짝쿵 맑아진 날씨에 못 본 풍경이 펼쳐진다.
이렇게 거대한 설산이 코 앞에 있었던가.
상점가를 지나서 쭉쭉 걸어올라간다.
관광지스러운 기념품을 많이 팔고 있다.
날이 점점 더 맑아질수록 산이 더 가까워 지는 느낌.
오늘은 케이블카를 타고 저~~산 위로 올라가보기로 하였다.
친구들은 피르스트에서 플라이어를 타고 내려 올 예정이었는데
탈 수 있는 날씨인지 확실하지 않아 일단 올라가보기로 하였다.
그린델발트를 출발하여 점점 올라가는 케이블카.
생각보다 가파르게 올라간다.
올라갈 수록 많아지는 눈.
짧은 시간에 다양한 계절을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신기하다.
벌벌떨면서.. (아무도.. 숨도 쉬지마....) 풍경 사진 수십장을 찍었다.
나는 이만 여기서 내린다.
친구들은 더 올라감.
더 높이 올라간 친구들이 본 풍경.
결국 플라이어는 못 탔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맞니??
나는 Bort역에서 내려 이 서서타는 자전거를 타고 내려간다.
요 녀석.. 아주 스릴 넘치는 친구였다.
자전거와 씽씽이를 합친 것 같은...
과거, 자전거로 병원에 여러 번 실려간 경력이 있는 나는
오늘로 스위스 병원도 체험하게 될까 무서웠지만 타고 나서는 한 번 더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이 같이 못 탄게 너무나도 아쉬울 정도. 강추x1000
아 진짜 재밌었는데.. 그립다.
눈 밭에서 시작되는 라이딩.
비수기여서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다.
겨울철에는 사람이 미어터지는 그린델발트라고 하는데
이 날은 다쳐 쓰려져도 발견되기 어렵겠다 싶을 정도..
중간중간 바이크를 멈추고 여기저기 카메라를 세워두고 혼자 사진을 열심히 찍었었다.
불쌍해보였는지 한국인 남녀 분들이 사진찍는 걸 도와주시기도 했음.
2013년 5월 그린델발트에서 만난 여러분 그때는 감사했습니다. 어디선가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열심히 달려본다.
감을 좀 잡으니 주위 풍경이 잘 보이기 시작함.
호기롭게 이어폰까지 꽂고 속력을 즐겨보았다.
기분이 진짜. 진짜. 진짜 좋음. 그 순간을 못 잊음☆
중간중간 표지판을 잘 보면서 내려가야한다. 길이 여러 갈래가 있음.
중간중간 세워 벌렁거리는 심장도 잠재우고 풍경도 담아간다.
문득 화장실 매려우면 큰일이겠네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늦게 찾아오는 스위스의 봄.
눈 쌓인 산과 꽃잎 만발한 나무라니.
친구들아 너희도 이 풍경을 보았니!!
마을이 가까워지니 동물? 가축?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알파카 친구들 안녕!! 라마인가?
소 친구들 안녕!!!
안녕 소야 코 뚜레가 특이하구나!
이제 거의 다 내려왔다.
출발했던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와서 바이크와 헬멧을 반납하였다.
정말, 진짜, 최고로 즐거운 액티비티 시간이었다.
친구들이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혼자 주위를 걸어보았다.
심장이 너무 두근두근했던 탓인지 체력이 더 생겨난 느낌.
케이블카 정류장 부근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보았다.
막다른 골목에서 소를 만났다.
소가 점점 가까워 진다..
서둘러 길을 돌아가본다.
이번에는 염소 친구들을 만났다.
염소도 가까이 온다.
이 동네 가축들은 아주 적극적이구나.
이번에는 왕방울을 달고 있는 검은 소 친구들을 만났다.
방울을 힘차게 흔들면서 가까이 오는 소.... 좀 무서운데..
냥이도 만났다.
처음엔 검은 봉지 인 줄 알았는데
점점 가까워지는 냥이.
잠깐 놀아주다가 헤어졌다.
알파카?
왠지 또 가까이 올까 무서워 멀리서 구경 ㅎ
알파카가매일보는풍경. jpg
좋은 곳에 사는 구나 너희.
나무 벤치에 앉아 초콜릿 하나를 뜯어먹으며 잠시 쉬어본다.
기대감 제로 였던 스위스였는데 트로티바이크를 경험하고는
다시 와보고 싶은 곳 리스트에 추가되었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숙소 옆에는 양들이 살 고 있는데 울음 소리가 아주 독특하다.
울음소리만 들어도 한 참 웃을 수 있음.
친구들이 돌아와서 함께 점심먹으러 감
오늘 점심은 라끌레르
라끌레르는 라끌레르 치즈를 불에 녹여 야채와 함께 먹는 요리이다.
퐁뒤 보다는 개인적으로 이게 더 입맛에 맞았던 것 같음.
아쉬운 점은 낸 돈에 비해 배는 별로 안부르다는 것.
우리가 방문한 곳
Memory
Dorfstrasse 133, 3818 Grindelwald, 스위스
리벨라 아주 내 입맛에 딱인 음료수 였음. 스위스 국민음료라고 하는데 우유 성분이 들어있어 성장기 청소년들에게도 권장(?)하는 음료라고 한다. 뉴질랜드에 와서 L&P를 마시면서 왠지 비슷한 맛이 난다고 느꼈음.(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친구들과 귀여운 양을 한번 더 보고 숙소로 돌아간다.
2013년 5월 27일
오늘도 따듯한 밤을 보내고 일어났다.
짐을 싹 -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더니 날씨가 와......
눈이 시려울 정도로 파란 하늘과 하얀 눈.
어제 랑 또 다르다.
떠나기가 아쉬울 정도. 하루 더 있고 싶었다.
차에 짐을 싣고 출발 준비를 하던 사이 접촉하고가 일어났다.
롯지에 물건을 싣고온 아주아주 대형 트럭이 우리차랑 부딪힌 것.
다행히 사람은 무사했고. 차량은 풀커버인지라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없었지만.
날이 지날 수록 너덜너덜해져가는 불쌍한 우리의 차. 심지어 더러움 ㅋㅋ
사고 리포트 까지 하느라 예정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그린델발트를 떠나게 되었다.
보험사인지 차럄업체였는지 전화를 걸어서 사고처리에 대한 과정을 물어봤어야 했는데 친절한 리셉션 언니가 우리를 도와서 대신 전화통화를 해주었다. 그 중 무언가의 스펠링을 불러야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순조롭게 진행되던 와중 V for 바이아그라에서 빵터진 기억이 난다. 생각나는 알파벳이 그것 뿐이었다고 한다. 전화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옆에 있던 사람도 모두 웃었던 순간.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당해서 당황스러웠지만 친절한 사람들과 화창한 날씨가 우리의 기분을 다시 UP시켜주었더랬다.
마지막까지 숙소 입구에서 알차게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안녕 눈부셨던 그린델발트야.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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