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볼 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조정하는 사람들이 신기해 사진을 찍어보았으나 잘 안 나왔다.
시내 선착장 앞에서 하는 사람들은 종종 봤는데 여기까지 오는 줄은 처음 알았다. 대단한 체육인들.
2.
봄이 되니 자꾸 각종 곤충과 벌레들이 출몰하기 시작된다.
제일 극혐하는 건 웨타 Weta. 볼 때마다 소름이 듣는 뉴질랜드 곱등이... 사진은 첨부하지 않는다.. 후우
위의 사진은 최근에 본 벌레? 곤충? 중에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녀석.
블루베리 나무 잎에 빵꾸를 내고 있던 요놈을 잡아 딸래미에게 보여 주었다. 새끼손톱만 한 나뭇잎처럼 생겼는데 여치 인지 메뚜기인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조만간 벌레 스프레이를 집 둘레에 다시 뿌려야 할 것 같다.
3.
새로 산 브리타 정수기.
뉴질랜드 사람들은 대부분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컵으로 받아 마신다. 하지만 한국에서 정수기 물만 마시던 우리는 왠지 한 번은 걸러내야 하지 않나 싶어 브리타 정수기를 쓰기 시작하였다. 원래 쓰던 브리타의 주전자의 뚜껑 부분이 망가져 약 오랜만에 장만한 New 브리타 주전자!
원래 쓰던 것 파란 주전자는 2.4L 용량이고 새로 산 하얀 주전자는 2.3L 인데 은근히 양 차이가 나서 더 자주 물을 채우게 된다. 파란 주전자는 물 주입구가 따로 있어서 거기만 열면 되었는데 새로산 녀석은 물 주입구가 없어 뚜껑을 통째로 열어야 물을 채울 수 있다. 별 것 아닌데 은근 귀찮다. 가격도 조금 더 싸고 모양도 이쁘장해서 이걸로 샀는데 아주 초큼 후회 중.
브리타 정수기는 대략 4주마다 필터를 갈아주어야 하는데 뚜껑 위에 카운터가 교체 시기를 알려준다. 근데 요 녀석도 소모품이라 배터리가 다 되면 꺼져버려서 새로 사서 끼워야 한다. 우리는 카운터가 꺼진 뒤로 대충 달력에 교체 날짜를 표시해서 갈아주었는데 종종 교체 시기를 깜빡하여 두 달씩 쓸 때도 있었다. 물맛의 차이도 없었고 찾아보니 두 달 넘게 쓰는 사람들도 꽤나 되는 듯하였다. 필터를 한 달에 한번 갈아야 하는 건 사실 비싼 필터를 팔기 위한 상술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 브리타 정수기 사용률이 높은 국가들에서는 필터를 수거해가는 시스템도 잘 되어있다고 하는데 한국이나 뉴질랜드는 그런 서비스는 없어서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한다. 분해를 아예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려서 분리수거가 불가능한데, 누가 봐도 플라스틱인 아이를 일반 쓰레기에 넣으려고 하니 매번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방법을 찾아봐야 할 듯.
4.
오리가족 이야기.
우리 집엔 매년 오리가족들이 방문을 하는데 올해의 오리가족은 엄마오리 + 아기 오리 4마리 였다.
항상 잔디를 들쑤시고 가는 오리들 때문에 weedkiller도 뿌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집 작은 정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오리들은 뭐 먹을 거 하나 얻어먹으려고 거의 집안으로 들어올 기세로 집 주변을 휘젓고 다닌다. 야생 오리라 먹이를 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이 시기에 워낙 아기 오리가 많이 태어나서 그런지 우리 동네 사람들은 집집마다 오리사료를 뿌려 놓는다는 듯하다. 오리 사랑 대단함.ㅎ
그러던 어느 날, 비가 내려 급하게 빨래 걷으러 나갔다가 발견한 아기 오리..
엄마랑 왔던 기억 때문에 혼자 찾아온 건지, 엄마랑 왔다가 엄마가 깜빡하고 가버린 건지.... 엄마가 찾으러 오지 않을까 하고 일단 투명 박스에 넣어놓고 기다렸다. 하지만 기다리던 엄마는 오지 않고, 이 친구를 밤에 혼자 밖에 두는 건 위험할 것 같아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오게 되었다. (밤이 되면 쥐, 고양이, 고슴도치 등등 다양하게 돌아다니는 우리 집....)
한참을 삐약거리고 울더니 큰 그릇에 물도 담아 주고, 밥이랑 상추도 좀 주었더니 실컷 먹고는 잠들었다. 엄마 잃고 헤매느라 피곤했던 건지 사람 소리에 미동도 하지 않고 아주 푹~ 자는 녀석. 작은 날개 뒤로 부리를 숨기고 자는 모습이 엄마랑 꼭 닮았잖아. ㅠ
다음 날 아침.
엄마 오리 찾아서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원래 10시쯤 되면 우리 집 옆 도랑에 수영하러 오는데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보이 지를 않았다. 도랑이 이어지는 다른 골목으로도 가보았는데 보이질 않는 오리들.. 결국 SPCA에 전화를 걸었다. (뉴질랜드 동물보호소)
우리 집에서 제일 가까운 SPCA 센터는 웰링턴 지점.
동물에 관련된 신고는 대부분 이쪽으로 하면 된다.
SPCA Wellington Centre
140 Alexandra Road, Newtown, Wellington 6021
Advice & welfare: Looking out for ducks and ducklings in spring • SPCA New Zealand
SPCA FAQs: Pest species and pest control The issue of pest control, poisons and how to humanely ensure our native species are protected is a very important one. SPCA often receives enquiries and feedback about our organisation’s position on this topic. W
www.spca.nz
그리고 몇 시간 뒤. SPCA직원이 대형견이 한 마리 들어갈 것 같은 사이즈의 박스를 가지고 와서는 손바닥보다 작은 아기 오리를 소듕히 데리고 갔다. 비가 많이 와서 내일 오지 않을까 했는데 은근 이런 일처리는 빠른 뉴질랜드.
다른 지역의 SPCA에서는 엄마 잃은 아기 오리들을 보호할 Foster를 모집하기도 하는데, 웰링턴 지점에서는 조류 센터 같은 곳에서 자랄 때까지 보호를 하고 야생을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하였다.
아기 오리야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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