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뉴질랜드 초등학생(Year0)의 방학 일상.
버스 타고 시내 나간 날 중 하루.
만 5세의 딸래미가 처음으로 요금을 내고 버스를 탄 날이다.
그동안 버스 타고 나갈 일이 잘 없었기도 하고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의 영향으로 버스 및 기차 요금이 무료였었는데 이제는 1 adult 1 child를 외치고 카드를 찍어야 한다. 스내퍼(snapper 웰링턴의 교통카드)를 하나 만들어 줘야 할 것 같기도 하고ㅎ
방학이라 그런지 낯시간에도 만석이었던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목적지는 Capital E
Capital E
4 Queens Wharf, Te Aro, Wellington 6011
Capital E
www.capitale.org.nz
Capital E는 웰링턴시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를 위한 문화예술체험공간이자 놀이공간이다. 1층에는 유아들이 놀만한 공간과 그리기, 만들기 하는 코너가 작게 운영되고 있고 다른 곳에서는 유료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방학을 맞아 홀리데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서 방문해 보았다.
우리가 간 날은 만화경을 만들어 보는 날이었다.
휴지심에 반사가 되는 종이를 넣고 빨대와 알록달록 종이를 꽂아 돌리면 만화경이 되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였다.
나름 초등학생인척 하기 시작하는 딸래미는 (그래 봤자 너도 한국에선 유치원생.....) 재미가 없었는지 만들기만 하고 후다닥 나와버렸다. 꽤 괜찮은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는 곳이라 근처에서 영유아를 키우는 사람들에겐 좋은 공간인 것 같다. 홈페이지에 가면 운영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목적지는 바로 옆에 있는 Wellington Museum. 이 곳 역시 입장료는 무료이고 도네이션만 받고 있다. 입구에 있는 도네이션 함에 가지고 있는 동전을 탈탈 털어 넣고 들어가본다.
고양이 관련 전시 공간이 운영되고 있어 방문해 보고 싶었는데 전시가 마무리 될 무렵에 드디어 보게 되었다.
고양이에 관련된 전시공간이 조그맣게 마련되어있었고 그 옆에 이것 저것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었다.
색칠도 하고 만화책 만들기도 하며 한참을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사람도 붐비지 않고 아까 보다 훨씬 쾌적해서 그런지 딸래미는 여기를 더 마음에 들어하였다.
실컷 할 것 다 하고는 이제 박물관의 나머지 부분을 구경하러 출발.
정말 오랜만에 방문해보는 웰링턴 박물관. 안 온지 1년도 훌쩍 넘은 것 같다. 주로 테파파만 다녔는데 오랜만에 오니 새롭고 좋다. 딸래미는 어릴 때 박물관 곳곳에 있는 버튼을 누르며 엄청 즐거워했었는데 이제는 무섭다고 아무것도 못 누르게 했다. 4층 올라가서는 얼굴만 있는 삐에로를 보고는 엉엉 울었다.. 커갈수록 점점 쫄보화 되어가고 있는 딸래미를 보니 나처럼 왕쫄보가 될 것 같아 좀 걱정스럽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는 딸래미를 겨우 달래고 바로 옆에 놀이터에 왔다.
버스까지 타고 멀리 나왔는데 하나도 즐거워하지 않아서 너무 힘들었다 ㅠㅠ엉엉.
밖에 나오니깐 신나게 뛰어노는 딸래미.
예전에는 노는 곳에 같이 뛰어가서 지켜봐줘야 했는데 이제 앉아있으면 자기가 엄마 어디 있는지 잘 확인하면서 혼자 잘 논다. 진즉에 놀이터나 데리고 갈 걸 싶기도 하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체험시켜 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고 남편님이 픽업을 와주어서 집에 갈땐 편안하게 ^^
화창한 웰링턴씨티 바이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