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익숙해지기

#26. 꽃이 피면 바람이 부는 웰링턴의 일상.

레아어뭉 2020. 9. 22. 08:58

빨래 널다가 발견한 블루베리 나무 꽃. 

 

 

오락가락하던 겨울 날씨에 잔뜩 시들해져 살아있기는 한 건가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풍성하게 가지마다 꽃을 잔뜩 피우는 중이다. 곧 벌들이 찾아오겠구나 생각을 하니 좀 무섭긴 하지만 (우리 동네 벌들은 동글동글 귀엽게 생겼지만 너무나도 크다. 대략 엄지손톱만 함)  블루베리는 너무나 기대되는 걸! 올해는 꼭 새들이 먹기 전에 먼저 따먹으리라. 

 

 

날씨가 좋아보여 필요한 것도 살 겸 걸어서 마트에 다녀왔다.

 

 

집에선 몰랐는데 오늘도 강풍주의보였구나 하핫. 웰링턴은 1년 내내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지만 꽃 피는 봄이 되면 유독 더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고 한다. (반 친구 엄마가 말해줌.) 묵직한 이 몸이 휘청거리는 정도니 아이들을 날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의 그런 바람이다.

 

 

뉴질랜드와서 챙겨 먹게 된 꿀.

 

원래도 몸에 좋은 꿀이만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은 그중에서 알아주는 건강식품이다.

감기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꿀 한 스푼에 레몬즙 한 스푼 넣어 따듯한 꿀차를 만들어 마시는데,

맛도 있으면서 몸이 좋아지는게 느껴지니 안 챙겨 먹을 수가 없다. 

 

 

뉴질랜드 아이들은 대부분의 학교에 급식이 없어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락에 넣는 사이즈의 과자 종류들이 매우 다양하다. 처음에는 도시락에 과자를 넣는다는 것 자체가 썩 내키지 않았는데 계속 싸서 보내본 결과 자기 입에 맞지 않으면 손도 대지 않는 딸래미를 보니 아무것도 안 먹고 오는 것보다 과자라도 먹고 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이나 빵 종료를 다 먹고 과자를 먹도록 하다 보니 메인 메뉴도 잘 먹고 오게 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마트 갈때마다 이번엔 어떤 새로운 과자가 나왔는지 눈여겨보게 된다.

 

아기상어는 겨울왕국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캐릭터로 성장하였구나. 

 

장보고 나오는 길에 지나온 웨어하우스. 이젠 진짜 문을 닫았다. 차 없이 갈 수 있는 나의 소듕한 참새 방앗간이었는데. 너무 슬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딸래미가 알려준 Kowhai Tree가 보인다. 

 

"엄마 이 나무 이름은 코파이 나무야"라고 했을 때, 노란 꽃이 있으니까 노란 나무라고 엄마한테 설마 사기 치는 건가(코파이 Kowhai = 마오리어로 Yellow ) 의심했는데 진짜 이름이 코파이 나무였다.. 학교에서 잘 배워서 엄마에게도 가르쳐주는 착한 딸래미. 미안하고 사랑한다. 헤헷

 

 

집에 와서 마트에서 사온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셔본다.

원래 음료수는 잘 안마시는데 오늘따라 눈에 띄길래 한 번 사보았는데 맛있다.

 

다음에 다른 맛도 사먹어봐야지.